하늘에 닿은 사랑 중에서 - 우리는 왜 성화해야 되는가?
사람은 '자기 불화' 속에서 살아간다.
'되고 싶은 나와 '현실의 나'가 그것이다.
통 크게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작은 것에도 바르르 떠는 다라운 사람일 때가 많다. 품이 넓은 사람이 되어 누구든 받아들이고 싶지만, 작은 모욕이나 손해에도 불편함을 느낀다. 누군가의 설 땅이 되어주고 싶어 하지만, 자기 일에 전전긍긍하느라 미처 남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이다. 불의에 대해서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하고 싶지만, 뒤돌아서서 투덜거리는 우리들이다. 이게 우리의 작음이다.
때로는 진리를 거역 할때도 있다. '현실의 나'는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기보다는 '악마'에게 속한 사람일 때가 많다. 누구든 솔직하게 자신을 돌아보면 자기 속에 악의 전초기지가 있음을 알 것이다. 이것이 에덴동산 이후를 살고 있는 사람의 실상이다. 그런데 이것을 인정하고 이것을 아파할 때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에게 유입되어 주춧돌이 된다. 은총에 눈을 뜬 사람은 비로소 자기 삶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지탱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때 우리도 시편의 시인처럼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5)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