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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15) 감사 기도는 왜 여러 개 있나요

미사의 정점, 감사와 축성의 기도

2019.06.09발행 [1518호]

나처음: 신부님, 미사에 관해 알면 알수록 궁금한 게 너무 많은 거 같아요. 마치 양파껍질을 까듯 계속 새롭네요. 어제 언해랑 주일 미사에 참여했는데 해설자분이 시작 전에 “오늘은 대축일이니 감사 기도 제1양식을 하겠습니다”라고 안내를 하더라고요. 감사 기도는 무엇이고 기도 양식도 여러 개 있나요?

조언해: 사실 저도 감사 기도 1ㆍ2양식은 들어 봤는데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더라고요. 제1양식이 제2양식보다 길고, 평일 미사 때 주로 제2양식을 한다고밖에 설명하지 못했어요. 이것도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하니 너무 부끄러워요.

라파엘 신부: 속상해할 필요가 없어요. 대다수 교우가 아마도 처음이랑 언해처럼 감사 기도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할 거야.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알아가면서 능동적으로 미사에 참여하는 자세가 중요한 거란다.

‘감사 기도’는 미사 거행 전체의 중심이며 정점이란다. 이 기도는 감사와 축성의 기도로 구성돼 있어요. 이 기도는 주례 사제가 공동체 모두를 위해 하느님의 위대하신 업적을 찬양하며 희생 제사를 봉헌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도란다. 그래서 미사에 참여하는 회중은 사제가 드리는 감사 기도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침묵 가운데 귀담아들어야 해.

감사 기도의 기원은 주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에 빵과 포도주잔을 들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신 데 있단다. 유다인들은 과월절 등 축제 때에 가장 많이 바치는 이 감사 기도를 ‘베라카’라고 불렀단다. 사도와 그의 제자들인 교부들이 지도하던 초대 교회에서는 찬양을 뜻하는 헬라어 ‘에울로기아(Eulogia)’ 또는 감사 기도라는 ‘에우카리스티아(Eucharistia)’라고 했단다. 동방 교회에서는 ‘아나포라(Anaphora)’라고 해. 이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제물을 봉헌한다는 의미로 “마음을 드높이”라는 아나포라를 기도 예식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단다.

감사 기도는 △감사 △환호 △성령 청원 △성찬 제정과 축성문 △기념 △봉헌 △전구 △마침 영광송 이렇게 8개 요소로 구성돼 있어요. 언해는 그렇게 미사에 참여해도 감사 기도가 이렇게 구성돼 있는지 몰랐지. 하지만 지금 하는 설명을 들으면 ‘아! 이거구나’ 하고 쉽게 이해할 거야. 간단히 말해서 감사 기도는 주례 사제가 ‘예물 기도’를 바친 다음에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는 말로 시작하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는 마침 영광송의 응답으로 회중이 “아멘” 하고 답하면서 끝난단다.

가톨릭교회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로마 미사 경본」에는 네 가지 양식의 감사 기도와 82가지 감사송이 수록돼 있지. 사제는 감사 기도 가운데 하나를 골라 사용한단다.

제1양식은 4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거의 변함없이 규범처럼 이어오고 있는 로마 전문이야. 교회는 고대 교회 때부터 유일하게 사용해온 이 감사 기도의 전례, 신학, 영성의 가치를 인정해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단다. 참 대단하지.

제2~4양식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개혁 때 도입한 새 감사 기도란다.

제2양식은 히폴리투스 성인의 감사 기도를 수정하고 변형시킨 것으로 원문에 빠져 있는 “거룩하시도다”와 성령께 간구하는 축성 기원을 도입해 새롭게 만든 기도문이야.

제3양식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로마 전문을 개정 보완하기 위해 만든 완전히 새로운 기도문이란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드러내고 모든 산 이와 죽은 이의 구원을 지향하는 보편 사상이 아주 강하게 드러나는 기도문이란다.

제4양식은 동방 안티오키아 교회의 ‘아나포라’를 계승한 동방 양식의 기도문이란다. 하느님의 구원 행위에 대한 찬미로 시작해 주님의 파스카 신비, 성령의 파견에 감사하는 이 감사 기도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한 찬양 형태의 신앙고백문이라 할 수 있단다. 감사 기도는 미사의 핵심이어서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히 설명할게.

출처 가톨릭평화신문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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