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간 수요일(요한 5,17-30)

by 주임신부 posted Mar 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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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우리는 말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좋은 말을 할 수 있고, 나쁜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말들을 많이 하고 나면 공허해지기도 합니다. 남을 두고 쉽게 말들을 하지만, 돌아서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사람은 말들을 통하여 자신의 인격을 드러냅니다.
그처럼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되신 말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과 활동을 통하여 당신이 누구신지, 어떤 권한과 힘을 가지셨는지 알려주십니다(요한 5,19-47 참조). 그 근거를 하느님 아버지와의 유일무이한 관계 속에 두고 계십니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서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요한 5,19) 사람의 아들의 말씀이 곧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 말씀은 구원을 가져 오는 사랑의 말씀 혹은 두려움을 가져다주는 심판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의 말들로 말씀하십니다. 사랑, 생명, 죽음 ... , 그런 말들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우리 인간적인 체험들로부터 알고 있는 말들을 필요로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말들로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맡겨주신 것을 사람들의 말들로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과 계시 자체이십니다. 그 말씀에는 생명을 가져다주는 힘이 있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자는 생명을 얻게 되고, 그 때는 이미 여기에 우리에게 와 있습니다.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요한 5,25)

세상이라는 무덤 속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때가 바로 사순 시기입니다. 이 특별한 시기에 예수님께서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추구하기 때문이다."(요한 5,30) 하고 말씀하신대로, 우리 또한 우리를 보내신 분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인간적인 말들을 통해서만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달할 수 있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하느님의 것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되어야 하며,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건네줄 수 있는, 우리의 말들로 옮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말한 그 말들처럼 살아야 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간너간 사람"(요한 5,24)으로서 기쁜 부활 축제를 잘 준비하여 맞이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