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5주간 화요일(요한 8,21-30)

by 주임신부 posted Mar 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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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사순 시기 마지막 주간을 보냅니다. 사순절 재계를 지키느라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을 때입니다.
정해진 날에 대재(금식)를 지켜야 하는데, 평소 아침을 먹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이 날은 왠지 배가 더 고픈 것 같습니다. 사순 기간 동안 소재(금육)을 지켜야 하는데, 고기 먹을 기회가 왜 그리 많은지 ... 신앙 생활을 충실히 해보려고 마음을 먹으면 먹을수록,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보려면 보려할수록,  이런 저런 유혹들은 더 많이 생기고, 크고 작은 장애들은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에수살이와 세상살이 사이에는 간격이 그 많큼 큰가 봅니다.

예수님과 바리사이들 사이에는 이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화해가 불가능할 만큼, 간격이 벌어졌습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나를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의 아버지도 알지 못한다. 너희가 나를 알았더라면 나의 아버지도 알았을 것이다."(요한 8,19) 하고 하신 말씀이 그 간격을 분명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간격은 점점 더 뚜렷해져만 갔고, 그에 따라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누구신지'를  더욱 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나임"(요한 8,24.28)! 예수님의 이 '나는 나이다'는 말씀은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께 당신을 누구라고 말해야 하냐고 물었을 때, "나는 있는 나다."(탈출 3,14)는 하느님의 말씀과 깊이 관련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믿지 않는 자에게, 하느님의 이 계시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에게, 그 간격은 그 자체로 심판이 되고 맙니다. "너희는 자기 죄 속에(= 자기 죄 때문에) 죽을 것이다."(요한 8,24)

그러나 그 간격은 영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래"와 "위"의 대립, 이 세상에 속함과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음, 하느님 나라에 속함과 하느님 나라에 속하지 않음의 간격과 대립은 마침내 결정적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예수님께서 빛과 진리와 생명과 하느님의 기쁨을 가져다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것을, 당신 목숨마저도 내어놓으실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당신께서 들어 높여 올려지신 다음에야 "내가 나임"이신 분으로 깨닫고, 당신을 우러러보며, 진정으로 당신을 찾아 믿고 따르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나임"을 드러내시듯이, 우리 역시 "우리가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앞장 서 가시는 십자가의 길을 마지막까지 충실히 따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