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5주간 토요일(요한 11,45-57)

by 주임신부 posted Apr 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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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우리는 많은 말들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사소한 것을 크게 부풀리거나, 별 거 아닌 것을 심각하게 말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부분적인 것을 전체인 것처럼 주장하고 고수하려고도 합니다. 고집스럽게 되고 소통의 여지는 사라집니다. 부분적인 진리를 전체적인 진리인 듯 착각하면 혼란과 단절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말로써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로 사순 시기는 끝나고, 내일부터 성주간이 시작됩니다. 마침 오늘 예수님의 공적 활동이 끝나고 수난사로 넘어가는 시점에 자리하고 있는 '나자로의 소생'에 관한 복음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기적은 예수님의 마지막이며 가장 큰 표징입니다.

이 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됩니다. 그렇지만 지도 계층에 있던 사람들(사제들, 바리사이들)은 더욱 마음이 완고해 지고 눈이 멀게 됩니다. "저 사람이 저렇게 많은 표징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저자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의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민족을 짓밟고 말 것이요."(요한 11,47-48)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 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두고 대사제 카야파는 지극히 현실적인 정치적 발언을 합니다. 그는 자신의 말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러한 인정은 유다교에서 이해하고 있듯이 정치적 위험을 또한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결국 죽임을 당하셔야만 했습니다.

모든 민족으로부터 하나의 하느님 백성을 이루기 위해 예수님께서 돌아가셔야 한다는 진정한 의미(=전체 진리)를 카야파는 모르고 백성들의 이해 관계 속에서(=부분 진리)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11,51-52)

성주간이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 가신 십자가의 길을 우리도 뒤따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