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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회식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시킬 때면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어진다. 그러다 언젠가 왜 그토록 사람들 앞에서 내가 노래 부르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곰곰이 생
각해 보았다. 문득, 학창 시절 “너는 어쩜 그렇게 노래를 못하니?”라는 어느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적인 훈계의 이야기였을 수도 있는데, 선생
님의 의도치 않았던 그 한마디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나를 옭아매고 있었던 것이다.


유고슬라비아의 시골 성당에서 미사 집전을 돕던 소년 복사가 실수로 미사주酒가 든 병을 바닥
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급한 성격의 본당 신부님께서 화를 내면서 소년의 뺨을 때리며 소리쳤다. “당
장 제단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마라!” 본당 신부님에게 쫓겨난 소년은 이후 평생 교회에 발걸음
을 하지 않았고, 커서는 종교를 박해한 공산주의 유고의 대통령이 되었다. 그 이름은 티토Josip B.
Tito였다.

한편 미국 도시 대성당에서 소년 복사가 주교님의 미사 집전을 돕다가 그만 실수로 미사주
酒가 든 병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본당 신부님은 두려움에 떨며 금방 울 것 같은 소년을 꼭 안아주
면서 속삭였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니 괜찮다. 나도 어릴 때 실수가 많았단다. 너도 커서 훌륭한
신부가 되겠구나.” 용서와 격려를 받은 이 소년은 자라서 위대한 설교가요, 영성가가 되었다. 그분은
폴턴 신Fulton J. Sheen 대주교님이시다.

스쳐 지나가는 말이지만 어떤 경우 한마디의 말이 사람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특히 부정적인 말을 반복적으로 듣고 자란 아이의 마음은 상하기 마련이다.
마음이 상하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여 삶에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된다. 하지만 때에 맞는 사랑
의 말 한마디는 축복을 가져다준다. 가령 ‘무시, 비난, 조롱’ 등의 부정적인 표현과 관련된 언어는 사
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분위기를 어둡게 하지만 ‘감사, 사랑, 행복’ 등의 긍정적인 표현과 관련된 언
어는 듣기만 해도 사람들에게 활기를 주고 밝음을 가져다준다.


자녀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잘못했을 때 무조건 야단을 맞은 아이에게 실수와 잘못이란 용서
받을 수 없는 것,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것, 덮어두고 감추어야 하는 것으로 배우게 된다. 그러나 자
녀가 잘못했을 때 따뜻한 말과 함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는 잘못을
인정하면 용서받을 수 있고, 실수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워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을 깨닫는다. 이처럼 아이들이 비난 속에서 자란다면 그들은 수치심을 느끼며 자학과 자책의 삶을
살 것이다. 반면에 아이들이 격려를 받으며 자란다면 그들은 신뢰를 배울 것이며, 아이들이 칭찬받
으며 자란다면 그들은 존중을 배울 것이다.


얼굴에서 입이 가장 낮은 자리에 위치한 이유는 눈으로 많은 것을 보고, 귀로 더 많은 것을 들은 후
말은 제일 마지막에 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자연을 거스를 때 언젠가는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처럼, 온
갖 말들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말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이 필요하다. 평소 서로에
게 독이 되는 말이 아닌 약이 되는 말을 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톨릭마산 4월 21일자  "영혼의 뜨락"에서 발췌

가톨릭문인회  김 순화 베로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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