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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0 02:48

지혜의 등불

조회 수 539 추천 수 0 댓글 0

지혜의 등불

어느 마을에 밤마다 물을 길어 나르는 맹인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낮에도 볼 수 없으니 인적이 드문 밤을 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늘 한 손에 등불을 높이 쳐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동이의 물이 쏟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길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비아냥거리며 말했습니다.

 

“병신, 꼴값하네. 저런다고 앞이 보이냐….”

하지만 맹인은 늘 그렇게 등불을 들고 물동이를 날랐습니다.

어느 날, 길을 가던 나그네가 그 광경을 보고 안타까워하며 물었습니다.

 

“앞도 못 보는 당신이 왜 무거운 물동이를 나르면서 불필요한 등불까지 들고 다니는 겁니까?”

그러자 그 맹인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랍니다. 깊은 밤에 혹시라도 저를 보지 못하고 부딪혀서 다치는 분이

없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힘들게 나르는 저의 물동이도 엎질러지는 일은 없겠죠.”

 

맹인을 비웃는 그들처럼 한치 앞도 못 보며살아온 것은 아닌지,

선인장처럼 자기 보호만을 위한 가시를 곤두세우고 타인의 삶을 관망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타인을 먼저 생각함으로써 자신을 지키는 지혜의 등불을 마음에 되새겨 봅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행복하였습니다.

그리고 반송성당이 앞으로 소통되는 그날까지 늘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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