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세리를 제자로 부르신 내용을 오늘 복음은 전해줍니다. 바로 그 앞에 예수님께서 중풍병자를 치유하신 일(루카 5,17-26 참조)이 놓여 있습니다. 거기에서 죄의 용서를 두고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과 처음으로 부딪힙니다. 그들은 "저 사람은 누구인데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가?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루카 5,21) 하고 전문가다운 생각을 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을 우습게보고 무시하던 그들에게 예수님 또한 평범한 한 사람에 불과하였습니다.
세리를 제자로 부르시는 이어지는 장면에서 그들의 태도는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말로 옮겨갑니다. 당시 세리는 힘 있고 가진 자의 편에서 일하며, 힘 없고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나쁜 사람의 부류에 속했습니다. 스스로 의롭다고 자부하던 사람들이 보기에 예수님의 행동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전문가답게 생각을 넘어 말로 트집을 잡고 노골적으로 공격합니다.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요?" (루카 5,30)
생각에서 말로, 말에서 행동으로 진행되어 가는 과정에서 십자가를 향한 고난의 길은 점점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과 말과 행동에 대한 예수님의 답은 한결 같습니다. 특히 루카 복음서 15장에서 - 되찾은 양의 비유, 되찾은 은전의 비유, 되찾은 아들의 비유 -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아주 짧게 답변해 주십니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왔다."(루카 5,32)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오신 이유이고 또 목적입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세리는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온 몸으로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