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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선 신부의 복음의 기쁨 해설] <2> 복음의 기쁨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


2014.12.07발행 [1293호]

 


「복음의 기쁨」의 탄생 배경에는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2012년 10월 7일부터 28일까지)가 있다. 주교 시노드(세계주교대의원회의)의 주제는 ‘그리스도인의 신앙 전수를 위한 새복음화’였다. 시노드를 폐막하면서, 그 결과물로 58개 제안문을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 올렸다. 교황은 시노드 기간 중인 10월 11일에 ‘신앙의 해’를 개막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 2013년 11월 24일에 새 교황 프란치스코는 신앙의 해를 폐막했는데, 그때에 교황 권고문인 「복음의 기쁨」을 냈다.



교황의 현실 인식


교황은, 이 권고문을 내기 3개월 전에, 예수회 잡지 「가톨릭 문화 생활」(Civiltà Cattolica)과의 인터뷰를 통해, 「복음의 기쁨」의 뼈대가 되는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오늘날의 교회를 이렇게 묘사했다. “저는 오늘날 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신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어 줄 능력을 신장시켜야 합니다. 그들 가까이 있어야 하고, 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전투가 끝난 뒤의 야전병원과 같습니다. 중상을 입은 사람에게 콜레스테롤과 혈당의 높은 수치 여부를 묻는 것은 헛된 일입니다. 일단 그의 상처를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 뒤에 다른 것들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처부터 치료해야지요. (한 번 더 강조하시며) 상처부터 치료해야지요(…)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신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뜨겁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 교황의 현실 인식이다. 예수님께서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하며 죄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의 마음에 성령의 불길을 불어넣어 주신 것처럼, 교황은 그렇게 하길 원하고 있다.



예수님 만남 통해서만 치유 가능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 교황의 생각은 무엇인가? 교황은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현실 세계의 죄악과 고통으로 얼룩진 슬픔, 자본주의 사회의 내적 공허와 외로움을 치유시켜 줄 수 있는 것은 구원밖에 없고, 이는 오로지 그분과의 인격적 만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복음의 기쁨」 1항).


「복음의 기쁨」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교황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의 체험 없이는 그 누구도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 만일 신앙인 가운데 누군가 무미건조하고 타성에 젖은 삶을 살고 있다면, 그분과의 밀도 있는 인격적 만남을 요청하며 기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이 만남으로 시작되고 유지되며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원은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분에 대한 신앙을 통해 천국의 삶을 희망할 때에만 가능하다. 예수그리스도는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통과하고 부활하여, 당신이 진정한 승리자이심을 확인시켜 주신 분이다. 비도덕적이고 부조리하며 까닭 모를 고통과 죽음 앞에 모두들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죄인들의 만행으로 의인이 죽임을 당하고 하느님 어디 계시느냐며 울부짖고 있는 인류에게, 부활하신 그분께서 답을 주셨다. 삶의 궁극적 이유와 목적은 그 죽음 너머에 있음을 밝혀주셨다. 당신이 그 죽음을 이겼다고 선언하셨다. 그리고 추종자들에게 이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요구하셨다. 믿는 자는 다시는 삶의 부조리함에 불안해하지 않는다. 초월적 생명을 누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부활하신 그분의 첫 인사말 “너희에게 평화 있기를!”의 참된 의미가 이것이다. 그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신앙인의 평화이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거듭 말한다. 하느님은 의인의 죽음을 불쌍해 하며 하늘을 향해 원망하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셨다. 그 의인들은 예수그리스도처럼 상급을 받을 것이라는 확증이시다. 이에 대한 믿음만 간직한다면 다시는 몰이해도 없다. 주님께 대한 믿음만 있으면, 이 세상의 어둠은 모두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죄 없는 이들의 죽음, 범죄의 희생자들, 사건과 사고의 피해자들, 전쟁의 사망자들, 이 지상에서 삶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사람들의 비통한 죽음까지도, 그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 하느님께서 보상해 주실 것이다. 그리고 의인의 죽음은 역사 안에서 죄인의 죄악성을 드러내 주고, 인류의 회개와 반성을 촉구하며 하느님 나라에 더욱 나아갈 밑거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짊어지고 이 역사의 여정을 걸어야 할 십자가인 것이다. 이 지상에서의 하느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그분과의 진정한 만남 없이 현실 세계에서의 완전한 기쁨과 평화는 있을 수 없다. 그 만남이 우리를 그리스도인으로 만든다.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의 회칙을 인용하여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결단이나 위대한 사상에 대한 동조나 실천의 결과가 아니라, 삶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시다」 7항).”


출처: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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