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엄하신 하느님
25.
저의 날들은 파발꾼보다 빨리 지나가고 행복을 보지도 못한 채 달아납니다.
26.
갈대배처럼 흘러가고 먹이를 덮치는 독수리처럼 날아갑니다.
27.
'탄식을 잊고 슬픔 얼굴을 지워 쾌활해지리라.' 생각하여도
28.
저의 모든 고통이 두렵기만 한데 당신께서 저를 죄 없다 않으실 것을 저는 압니다.
29.
저는 어차피 단죄받을 몸, 어찌 공연히 고생해야 한단 말입니까?
30.
눈으로 제 몸을 씻고 잿물로 제 손을 깨끗이 한다 해도
31.
당신께서는 저를 시궁창에 빠뜨리시어 제 옷마저 저를 역겨워할 것입니다.
32.
그분은 나 같은 인간이 아니시기에 나 그분께 답변할 수 없고 우리는 함께 법정으로 갈 수 없다네.
33.
그분께서 당신 매를 내게서 거두시고 그분에 대한 공포가 나를 더 이상 덮치지 않는다면
35.
나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으련마는! 그러나 나로서는 어쩔 수 없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