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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8 09:06

"중년의 고백"

조회 수 5657 추천 수 16 댓글 0
온갖 곡식을 추수하며 풍성한 가을을 누리고 거두는 11월의 모습은
일년 중 가장 행복하고 넉넉한 마음을 가지기 위해 인생을 되돌아보는
위령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람이 불어와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낙엽들을 하나둘 흙으로
돌려보내는 11월에...... 이채-시인이 지은 詩 "중년의 고백" 을
소개합니다.

거짓없는 자연의 이치로 가을이 왔고 산에 들에 낙엽과 단풍은
점점 화려함을 더해가고 있듯이 이 詩 또한 가운 가을에 정말 가슴에
와닿아 올려봅니다.

함께 공유 하고픈 詩라서 올리오니 조용히 한번 읽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
*
*
가끔 연령연합회 또는 모임의 장소에서 낭송을 합니다.
모두들 좋다고 하여 다시 올리오니 한번 보시고...

또한 방안으로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짙은 풀냄새가 배어 있어
점점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보시고 동네 어귀 감나무에 맛있는 주황색 감이
가을이 깊어갈수록 점점 짙어져 가는 11월을 만끽하시고

가을이 깊어질수록 느껴지는 지난 날의 추억은
아마도 가을이 주는 느낌이겠죠....
아무턴 자연의 순리를 통해 하느님의 섭리를 늘 기억하는 위령의 달이기를
묵상해봅니다

~~~~~~~~~~~~~~~~~~~~~~~~~~~~~~~~~~~~~~~~~~~~~~

중년의 고백 (시인-이 채)--

내가  원하는  세상은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사는 것인데
내가 아는 세상은  네가 잘살면 내가 잘 살수 없으니
어릴적 타던 시소가 생각나  네가 내려가야  내가 올라가지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이 말이 진리인 듯 싶어서
하느님을 담보로  세상을 믿고 사람을 믿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더라,  찍힌 내가 잘못이냐! 찍은 네가 잘못이냐!
하느님!  믿음엔 왜 차용증이 없나요?

살다보면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한 두 가지 겠는가 마는
그 중 제일이 자식 농사더라  직업의 귀천이 없다해도 있고
돈이 별거 아니라 해도 별거더라  평범하게 살기에도 힘겨운 세상
천금같은 자식아!  행복하게 잘살아 주길 바라는 마음
네가 부모되면 이 마음 알아줄까  
하긴 나도 올챙이 적 생각못하는 개구리가 아니던가!

살다가 살다가 사랑하는 당신아!  어느 날 문득 다른 마음 먹는다면
행여라도 나 몰래 그런 생각 가진다면  나의 체온이 식어버린 탓인가요?
나의 가슴이 건조해진 탓인가요?  바람앞에 눈 못 뜰때 눈에 뵈는게 있으리오만  먼 훗날 세월이 약이라고  약처럼 나를 가루로 만들지는 마세요

나이를 먹고 싶어 먹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이만큼 내가 비운 밥그릇 세어보니 그 숫자에 감개가 무량하네
그래도  한 가닥 위안인 것은  그럭저럭 밥값은 지불한 듯 싶어
저만큼 키워놓은  자식이 그렇고 방실 방실 웃어주는 아내가 그렇고
두 다리 뻗고 자는 내가 그렇다

하루 해 저물면 집으로 돌아가듯   한해 저물면 고향으로 돌아가듯
한 세상 저물면 흙으로 돌아가리   유명의 별은 못 되더라도
무명의 꽃은 되고 싶었다  별이든 꽃이든 노을 앞에선 누구나 허무한 인생!
그러고 보니  욕심 낼 것도, 싸울 일도 없구나

빌린 것은 다 갚았는데  빌려준 것은 다 돌려 받지 못했네
줄때는 앉아서 줬어도   받을 때는  서서 받아야 한다는걸
세상 양심이 그런줄 미처 몰랐네  죽을때 까지 배워도
다 못배우는 인생공부 어쨌거나 밑지는 삶이 마음은 편하더라

내 마음 움직이기도 어려운데  남의 마음 움직이기는 더욱 어렵지
내게 주어진 운명 이라면  신의 뜻에 맡길 수 밖에.....
그렇다해도  하루 하루 섭섭 할 때가 있더라
꿈이여, 당신이 그러했다  사랑이여, 당신이 또 그러했다!
사람이여, 당신도 그러하지 않았는가!

지나가는 아가씨를  힐긋 힐긋 쳐다 본다고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지마라!  그것이 남자다!  몸이 늙었다고 마음마저 늙었으랴  
태초에 조물주가 남자와 여자의 사고를 똑같이 만들었다면 신문 기사는
반으로 줄것이고  세상 이야기는 재미 없지 않을까?

진짜가 가짜같고   가짜가 진짜같은
그렇고 그런 것이 세상 이라지만 사람과 사람사이
거짓을 골라내고 나면  진실은 몇 개나 남을까?

~~~~~~~~~~~~~~~~~~~~~~~~~~~~~~~~~~~~~~~~

한번 옮겨봤습니다
고추잠자리가 빨간 배를 내놓고 나뭇가지 끝에 앉아 있는 풍경이
어릴 적 잠자리를 잡으러 돌아다니던 때가 생각나게 하는 깊은 가을에

해바라기가 가을해를 따라 노란 잎들을 휘날리는 모습이 가을을
더욱 낭만적인 모습을 만드는 11월 이기를 기원합니다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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