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5.06.28 19:08

충 서(忠 恕)

조회 수 376 추천 수 0 댓글 0


용서한다는 것

 

논어(論語)이인(里仁)편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하루는 제자들이 모여 있었는데 공자께서 제자중의 하나인 증삼(曾參)이라는

제자에게 말하기를 증삼아, 나의 도()는 하나로 일관되어 있단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증삼이 , 맞습니다. 스승님하고 대답하였습니다.

 

함께 있던 제자들은 눈만 멀뚱거릴 뿐 도무지 무슨 말씀인지 알아듣지를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스승님이 나가시자 모두 증삼에게 가서 물어보았

습니다.   “도대체 방금 스승님께서 하신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그러자

증삼이 대답하 였습니다.

 

스승님의 도리는 충()과 서()일 따름이라네.”

송나라 때 주희(朱熹)는 논어의 이 대목을 풀이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

습니다. “()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다하는 것이요(盡己), ()라고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미루어 남에게 행하는 것이다(推己及人).

 

그런데 참으로 재미있게도 성경에도 이 대목과 비슷한 구절이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 2235~39절의 말씀입니다.

 

율법 교사 한 사람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물었다.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충()입니다.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바로 서()입니다. 공자가 말한

 일관된 도리충서(忠恕)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장 큰 계명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그런데 이 둘이 참 기묘하게 닮았습니다. 용서(容恕)는 바로 여기에서 말하는 서()

도리 즉, “이웃 사랑의 도리를 나의 삶 안에 담아내는 것입니다.

 

단순히 나에게 잘못한 이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는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품어 안고 살맛나게 해주는 사랑의 차원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만일 단순히 더는 기억하지 않는 차원이라면 같은 잘못을 일곱 번씩이나 눈감아

주는 것은 대단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에게 잘못한 이를 적극적으로 품어 안고 도리어 살맛나게 해주는 사랑의

차원이라면 일곱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이라고 하여도 여전히 다하지 못한 사랑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3 예수님 따라하기... 제네시오 2020.03.14 149
442 예비단원기초교육 및 간부직책교육 자료 공유합니다 제네시오 2019.08.30 150
441 열린 마음으로 들어 줄 수 있다면… 설송(雪松) 2015.09.06 152
440 신천지를 탈퇴한 어느 집사의 이야기 2 설송(雪松) 2018.12.01 154
439 삼위일체 설송(雪松) 2016.05.19 155
438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제네시오 2019.12.11 155
437 우리는 하늘시민으로 사는가? 설송(雪松) 2015.08.06 156
436 레지오의 겸손과 순명은 주회합으로부터 출발... 제네시오 2019.08.24 156
435 교회사 속 세계 공의회-(1) 연재를 시작하며 제네시오 2020.01.31 156
434 김현 안드레아 부제님과 노태현 마리아노 학사님-가톨릭 광주 신학교 소식 홍보미디어위원회 2021.04.25 160
433 구원에 이르는 결산 설송(雪松) 2015.11.05 161
432 신약의 비유 <17> 열 처녀의 비유 마태 25,1-13 제네시오 2020.01.23 161
431 신약의 비유 <19>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 제네시오 2020.01.23 162
430 성령 강림 대축일 교중 미사에 세례식 안내 file 홍보미디어위원회 2021.05.24 164
429 신약의 비유 <9>장터 아이들의 비유 제네시오 2020.01.11 165
428 사순시기 걱정과 불평,이기심을 단식하고 감사와 인내로 단순함을 채우시기를~ 설송(雪松) 2019.04.04 167
427 장례 미사 중 ‘평화의 인사’ 의 의미 포그미 2019.09.09 167
426 질문을 합니다. 요한마타 2016.01.28 168
425 내 모진 運命에 입을 맞춘다!" 설송(雪松) 2015.07.20 168
424 창원 2Co 2015년 계획 file 제네시오 2015.04.10 16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38 Next
/ 38
2024 .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당일일정: (Tue May 14, 2024)
pln_no_event

642-817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원이대로473번길 25
전화:(055)262-0985 팩스: (055)285-1826
Copyright © 2013 반송성당. All Rights Reserved

천주교마산교구 미디어국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