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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의 비유<3>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상)


허규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2014.06.08발행 [1268호]



허규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씨부리는 사람의 비유는 말씀을 들은 우리 마음이 그 말씀을 받아 들일 준비가 됐는가를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믿음이 없다면 ‘구원의 씨’인 복음은 결코 마음에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공관복음에서 모두 전해주는 내용이다.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위해 당시 이스라엘의 지형과 농경법을 아는 것이 도움된다. 예수께서 주로 활동하시던 갈릴래아 지역에는 이즈르엘 평야가 있다. 갈릴래아 호수는 해저 200m 정도에 있는데 이 호수 주변 지역은 높은 산악지형에 둘러싸여 있다. 갈릴래아 호수를 중심으로 남서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타보르 산이 있고 이 주변에는 이즈르엘 평야라는 큰 평지가 자리한다. 예수께서 주로 갈릴래아 호수와 그 주변에서 활동을 주로 하셨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아마도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이 이즈르엘 평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에서는 우리와 다르게 우기가 시작되는 늦가을 즈음에 파종을 준비한다. 알려진 바로는 우선 씨를 땅에 뿌리고, 그 후에 밭을 간다고 한다. 미리 고랑을 만들고 거기에 파종을 하는 우리 농사법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이렇게 씨를 뿌리고 밭을 간 후에는 씨가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그 위에 살짝 흙을 덮어주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말씀을 듣는 것, 하느님과의 관계 시작



예수께서는 가장 먼저 “들어 보아라”(마르 4,3)는 말로 비유를 시작하신다. 우리말 성경에서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지만 원문의 의미를 조금 더 강조한다면 ‘너희는 들어라!’이다. 명령형이다. 그리고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 마지막을 보면 비슷한 문장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르 4,9).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명령형이 사용된다. 가장 처음 볼 수 있는 특징은 ‘듣다’는 동사를 통해 이 비유를 시작하고 마친다는 점이다. ‘듣다’ 또는 ‘듣는다’는 표현과 관련해서 몇 가지 참조해 볼 내용이 있다. 



“들어라!”는 표현은 우선 신명기 6장 4절의 ‘쉐마 이스라엘’이라는 형식을 생각하게 된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 6,4~5) 



이 말씀은 유다인들이 매일 바치던 기도로 유일한 하느님에 대한 가르침을 전해준다. 



분명히 유다인들에게 “들어라!” 하는 예수님의 외침은 신명기 말씀을 생각나게 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로마 10,17) 



이 구절은 우리에게 ‘듣는 것’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마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거꾸로 나열해 본다면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말씀을 듣는 것으로부터 믿음이 생겨난다’는 것처럼 들린다. 



‘듣는 것, 듣는 행위’는 신앙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세이다. 계시된 말씀을 듣는 것은 인간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고, 그 말씀을 듣고 따르는 것은 예수께서 강조한 제자의 덕목이기도 하다.




비유에 담긴 하느님 가르침



비유는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는 표현으로 시작한다. 비유의 제목이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인 것을 보면 이 비유의 주인공은 ‘씨 뿌리는 사람’이지만 정작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비유가 시작되자마자 ‘씨 뿌리는 사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씨’로 옮겨간다. “그가 씨를 뿌렸다.”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4,4)는 동일한 내용을 전해주는 루카 복음 8장 5절에서는 “짓밟히기도 하고”라는 표현이 추가되어 있다. 아마도 루카는 길 근처에 떨어져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사람들의 발에 짓밟히기도 했다’는 표현을 추가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비유에 대한 직접적인 예수님의 해설은 다음과 같다. “씨 뿌리는 사람은 실상 말씀을 뿌리는 것이다. 말씀이 길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이 말씀을 들으면 곧바로 사탄이 와서 그들 안에 뿌려진 말씀을 앗아 가버린다.” (마르 4,13~14)



예수님의 해설을 보면, 비유에 등장하는 씨는 말씀으로 그리고 씨가 뿌려진 다양한 땅은 그 말씀을 듣는 사람으로 드러난다. 길에 뿌려진 씨가 짓밟히고 새가 와서 먹어 치워서 땅에 싹을 내리지 못하는 것처럼, 말씀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말씀을 통해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루카 복음은 이것을 “믿지 못하여 구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 루카 복음의 표현대로라면 뿌려진 씨는 말씀이고 말씀을 통해 사람들은 믿음을 가질 수 있고 구원에 이르게 된다. 결국, 씨는 ‘구원의 씨’처럼 표현되고 있는 셈이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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