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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7 11:31

이별의 표지...

조회 수 636 추천 수 0 댓글 0
||0||0이별의 표지  

가족과 작별해야 하고, 친구.친지와 작별해야 하는 유가족 여러분에게 이 시간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고인에게 하는 작별은 보통으로
방문을 끝내고 하는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말하는 일반적인 인사와는 전혀 다릅니다.

통상적인 작별인사는 또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고인에게 하는 작별은 적어도 이 세상에서는 재회할 수 없는 결정적인
이별입니다. 작별을 고해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작별하는  순간에 느끼는 마음은 도저히 말로써는 표현할 수 없으며
여러분 자신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말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작별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대신 표지로나마 말을 대신할 뿐입니다.
  
여러분들은 그러한 표지를 가져 오셨습니다. 바로 꽃입니다.
꽃은 기쁨과 희망의 표지이며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하는 행복의 표지입니다.
우리의 고인은 꽃의 아름다움과 색깔에 얼마나 기뻐했으며, 그 자신 또한 다른 사람을 위해
꽃과 같이 살았습니다.

고인은 자기 자신을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 다른 사람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유가족 여러분께서는 고인이 간직한 남편과 자녀들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 그 사랑에 감사하고 고인에 대한 사랑의 표지로 무덤 위에 꽃을 바치십시오.
  
또 다른 작별의 표지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고인의 육신이 땅에 묻힐 때 고인의 관을 땅에 내려놓을 것입니다.
손에 잡히는 흙은 삶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밝혀줍니다.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얻어먹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 3,19)라고 하느님은 창세기에서 원죄를 지은
인간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고통과 시련이 고인의 삶에서 쉽게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인은 크게 고통스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하느님을 향한 믿음이 힘이 되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우리 손에 흙을 쥐고 하느님께서 고인의 삶에서 흘린 눈물을
기쁨의 눈물로 바꾸어 주시고 고인의 삶에서 잘못이 있으면 당신의 자비하심으로
그 죄를 용서하여 주시기를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가톨릭교회의 장례식은 또 다른 작별의 표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성수와 향입니다. 미사 전과 미사 후 사제는 고인에게 성수를 뿌리고
향을 피워드립니다. 그러면서 아래의 기도를 바칩니다.

“당신은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으니, 주께서 세례 안에서
시작하신 바를 완성시켜 주소서.”하고,

여기에서 고인의 삶의 시작에서 마침까지 연결시켜주는 다리가 놓입니다.
고인이 세례를 받았을 때 주께서 고인에게 “나는 너를 사랑하노라. 이제 너는 내게 속해 있다.
나는 너에게 죽음보다 더 강한 생명을, 너의 육신이 언젠가 땅에 묻히더라도 남아 있는 생명을
주고자 하노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그 말씀대로 이루어 질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대로 그렇게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고인의 세례에서 이미 시작되었던바 구원과 생명, 하느님과 함께 하는 영원한 삶을
고인이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고인과의 작별이 유가족 여러분에게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공허함과 아픔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그렇지만 작별의 표지인 꽃과 흙과 성수와 향은 계속해서
말을 합니다.

이별이 있고 난 후 어두운 심연이 따라 오지 않고 우리가 여기 이 땅 위에서
계속 살아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고인이 생각했던 꽃과 같은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면서,
그 사랑을 나누면서 그리고 세상의 흙이 우리의 이불이 아니라 거룩한 하느님의 손길이
우리의 마지막 목적임을 깨달으면서 열심히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분명 죽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고인 뿐 아니라 우리까지도 새롭고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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