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528 추천 수 0 댓글 0
||0||0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루에도 수많은 죽음의 소식을 접합니다.
매일 펼쳐드는 신문에서, TV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다른 사람의 죽음을
전하는 소식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대부분은 크게 놀라지 않습니다.

신문을 덮는 것과 동시에 잊어버리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잠시의 화젯거리로 인용할 뿐입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죽음에 놀라지도 않고 마음에 담아 두지도 못합니까?
  
아마도 그 죽음은 나와 크게 상관없는  
‘남의 죽음’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건성으로 듣고 보던
남의 죽음이, 나와 상관없다고 여겼던 그 죽음이 어느 날 갑자기 내 가까이 다가오면
우리는 깜짝 놀랍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나,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자신을 당황하게 만들 뿐 아니라 슬퍼지며 울음을 터뜨리게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그 죽은 시신을 다시 한 번 보면 우리는
그 사람의 생전의 웃음이나, 눈에 익은 눈빛 그리고 그 사람과 나누었던 대화들,
심지어는 그 사람과 다투었던 모습까지도 그리워합니다.

죽은 이의 차갑고 말없는 얼굴은 진정 마지막이 왔다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그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결정적인 끝, 종말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도록 만듭니다.
이 무서운 힘 앞에서는 자신이 한없이 연약하며, 세상에서의 나의 힘자랑이
헛된 일이며, 그 어떤 놀라운 능력이 여기 함께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 다른 얼굴에 어쩔 수 없이 매달리게 됩니다.

부활하셔서 살아계신 주님으로서 그분은 복음의 말씀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내개 맡기시는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올 것이며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내게 맡기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모두 살리는 일이다”(요한 6. 37. 39).

주님의 이 말씀에 전적으로 신뢰한다면 우리가 지금 고인 주위에 모여서 슬퍼하지만,
이 고인도 죽음으로 멸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습니다. 비록 그분의 죽은 얼굴이
아직 살아있는 우리들에게는 차갑고, 거절하는 인상을 남겨준다 하더라도 그분은 우리가
우리의 구세주요 구원자로 고백하는 주님으로부터는 내쳐지지 않았습니다.

고인은 주님 곁에 나아갔으며, 그분으로부터 인자하게 받아들여졌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유가족 여러분들도 결코 하느님께로부터 팽개쳐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장례식의 이 슬프고 비통한 순간에 우리에게 죽음을 뛰어넘는 생명에 대한 희망을
선사하십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내게 주신 사람은 누구나 내가 잃어버리지 않고,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리는 것, 이것이 나를 보내신 분의 뜻입니다”하고 약속하셨습니다.
  
영원한 생명,
그것은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바로 하느님 자신이고 그분의 사랑 그 자체입니다.

우리곁의 의 고인은 세례성사를 통해서 주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자녀를 버리는 부모는 없습니다. 자녀를 내팽개치는 부모 또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고인은 그리스도의 이름을 가졌고, 사는 동안 그리스도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신 그 말씀에 전적으로 매달리며
신뢰할 수 있으며 생전에 잘못한 것이 있으면 자비로이 용서하시고 고인을 영원한
생명인 주님 품에 받아주시기를 간절히 청하고 기도합니다. 이 희망을 가지고
유가족 여러분은 비통함과 애절한 이 시간에 그 위로를 찾으며 한 마음이 되어
기도하십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2 스마트폰은 정말 “스마트” 한가요 ? 요한/독수리 2015.02.12 360
481 쉬어갑시다 '가톨릭 외국어'... 제네시오 2019.09.29 200
480 쉬어갑시다 제네시오 2019.10.08 28
479 순교자성월의 한국순교자 시복시성기도문(수정본) 포그미 2019.09.10 275
478 순교자 현양 특강 – 안명옥 주교 요한/독수리 2013.09.25 530
477 순교영성으로 세상의 복음화를 요한/독수리 2012.01.11 735
476 순교복자 124위 전체 초상화 공개돼 요한/독수리 2014.08.21 500
475 소년레지오 교본해설, 활동수첩 입니다. file 제네시오 2018.07.01 614
474 세월따라 변하는 게 어디 세월호 너뿐이더냐 요한/독수리 2014.05.07 658
»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죽음의 소식을 접합니다. 요한/독수리 2012.06.27 528
472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하느님 요한/독수리 2015.03.11 259
47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요한/독수리 2014.11.04 742
470 성탄 판공성사 성찰표 요한/독수리 2012.12.16 3917
469 성직자·수도자·평신도 요한/독수리 2014.10.17 408
468 성주간입니다 요한/독수리 2012.04.07 466
467 성인들의 행복선언... 제네시오 2019.10.18 34
466 성숙한 공동체 신자는... 제네시오 2019.09.12 50
465 성사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도움을 주는 준성사 설송(雪松) 2017.06.16 252
464 성사는 오랜 시간 삶 안에서 완성 요한/독수리 2013.08.16 608
463 성물은 장식이 아닙니다 file 요한/독수리 2012.05.03 144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38 Next
/ 38
2024 .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당일일정: (Fri May 3, 2024)
pln_no_event

642-817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원이대로473번길 25
전화:(055)262-0985 팩스: (055)285-1826
Copyright © 2013 반송성당. All Rights Reserved

천주교마산교구 미디어국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