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를 빕니다 ”
우리들이 늘 내게 머물러 있기를 바라고, 미사를 드릴 때마다
이웃에게 빌어주는 평화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활동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실상 ‘평화를 빕니다.’
라는 말은 ‘평화를 이루십시오.’라는 말로 알아들어야 할 것
입니다.
‘평화’(平和)는 간단히 정의 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닌 것처럼
우리 생활에서 평화를 이루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아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동료, 이웃들과 평화롭게 지낸다는
것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 하느님 창조 사업의
뜻이라면 우리 그리스도인은 일상 안에서 서로 사랑하여 평화를
이루어 가야하는 사명을 받은 것입니다.
지난 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오! 그 화해시키는 은총을
여러분의 마음에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은총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십시오!
여러분의 집에서, 여러분의 공동체들 안에서,그리고 국민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화해 메시지를 힘차게 증언하기를
여러분에게 부탁합니다.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또한 다른 종교의 신자들과 함께,
그리고 한국사회의 미래를 염려하는 선의의 모든 형제자매와
함께 이루는 우정과 협력의 정신 안에서, 여러분은 이 땅에
하느님 나라의 누룩이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리하여 평화와 화해를 이루기 위한 우리의 기도가 이제
더욱 순수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올려져, 그분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로 마침내 우리 모두가 열망하는 고귀한 선을 얻게 될 것
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같은 말을 쓰는 한 민족인 남북의 화해를 당부하셨
습니다. 우리 이웃으로 함께 사는 이들 중에는 2만 7천여 명의 탈북
동포가 있습니다. 이들 중 부산,경남 지역에는 1천여 명이 정착하여
살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북한을 알고 이해하는 길은 이 이웃들을
통해서 어느 정도가능합니다. 이들이 북한 전체를 대변 할 수는 없지만
남과 북 두 체제에서 살아 본 이들이 하느님을 알게 되고 신앙생활을
하면 우리가 늘 기도하는 침묵의 교회에도 하느님이 전해지지 않겠
습니까? 그들의 가족과 친척들이 아직 그곳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탈북동포들은 통일의 그날이 오면 고향의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해줄 사람들입니다. ‘먼저 온 통일’인 탈북 동포들이 우리를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더불어 살아갈 때에 우리 민족의 통일의
그 날도 당겨지리라 믿습니다.
예수님의 삶은 평화와 화해의 모범이시며,그분은 우리가 따라야
할 길이시므로 우리는 평화를 이루어 가야만 합니다. 화해는 의지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이루려면 희생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귀한가치입니다. 이 일은 그분이 함께 계시기에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