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794 추천 수 0 댓글 0
||0||0
성탄절을 준비하면서
40~50명의 신자들에게 약 30분 정도의 면담고해성사를 보라고 시간을
정해주었습니다.  어느 날, 고해성사에 빠진사람이 한두 명 있어서
나도 잠시 쉬고 싶었습니다.

눈을 감고 휴식을취하고 있는데 문득 <마태오 복음>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네 안에 어둠이 있는데 너는 그것을 빛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빛이라고 생각하는
너의 아픔이 얼마나 심하겠느냐?" (마태 6,23)는 내용의 말씀이 내 머릿속으로
파고들어오는 듯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이것이 진리다.",
"이것은 사제로서 내가 살아가는 중요한 좌우명이다.", "내 소신이다."
또는 "이것은 교회의 원칙이다." 하면서 신자들에게 내 생각을 주장하고
설득하고 강요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물론 그런 내 말의 내용은 분명 진리이며 교회의 원칙입니다.

그러나 많은 부분 그것들은 내가 나를 거룩하게 포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때가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사제생활을 하면서 이루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픔과 한을 보상받기 위해서 진리와 교회의 가르침 위에 내 신념을
보태어 교회의 이름으로 강요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주 그럴싸하게 합리화해서 신자들이 무조건 따라오도록 강요했던 것은  
아니었던가? 자신이 실천하기도 어렵고 따르기도 곤란한 일들,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는
일들 때문에 신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네 안에 있는 빛은 빛이 아니라 어둠이다. 네가 그것을 빛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벗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이 묵상을 통해 나는 그동안 내가 신자들에게
부담스러운 말들을 너무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로 인해 마음고생을 한 신자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며칠 후 성탄미사를 마치고 나서 나는 신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의 언행이
솔직하지 못했음을 사과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분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진리요, 좌우명이요, 소신이요, 원칙이라고 하면서 내가 실천하기도
힘든 일을 강요했던 것,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 아닐 수도 있음에도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했던 내 말들에 대해 용서를 구했습니다.

나는 아주 단순한 마음으로 잘못을 시인했고, 내 잘못을 신자들이
용서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놀랍게도 그 후 한 달 동안 우리 신자들은 아주 큰 기쁨을
누리며 살았습니다.
한 사제가 소박하게 회개했을 때 공동체가 기뻐하는 것을 보고 나는 또다시 회개의
위대한 힘을  느꼈습니다.  사제의 회개는진정한 복음이었습니다.  

사제가 회개의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복음 선포의 핵심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제가 먼저 회개하는 것이 신자들을 사랑하는 값진 행동이며,

백마디 말보다도 진정으로 회개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교회를 사랑
하는 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맡겨진 양 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 . 하느님의 뜻을 따라 자진해서 하며  부정한 이익을 탐해서 할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양 떼를  지배하려 들지 말고,
오히려 그들의 모범이 되십시오. 그러면 목자의 으뜸이신 그리스도가 나타나실 때에 시들지 않는
영광의 월계관을 받게 될 것입니다."     (1베드 5,2-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2 회개의 생활을 통해 성탄 준비를! 요한/독수리 2013.12.14 579
181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 요한/독수리 2013.12.14 623
180 이웃에게 따뜻한 체온을 나누자 요한/독수리 2013.12.05 634
179 2014년 해돋이 미사안내 요한/독수리 2013.12.05 528
178 서울대교구장, 평신도 그리스도인과 사제의 정치 참여 언급해 요한/독수리 2013.11.26 706
177 대구관구소속 교구 평협회장단 2차 간담회 요한/독수리 2013.11.26 1319
176 위령성월에....주님께서 죄악을 헤아리 신다면 요한/독수리 2013.11.26 1346
175 가톨릭 리더 - 본당봉사자들의 직무 요한/독수리 2013.11.25 728
174 제18대 본당 사목회장 선출 축하 요한/독수리 2013.11.25 1208
173 이런 인생도 있습니다 요한/독수리 2013.11.16 1242
172 살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 요한/독수리 2013.11.16 708
171 “제 믿음이 부족하다면 도와주십시오.“ 1 요한/독수리 2013.11.14 653
170 웅천-명례 소금길 도보 순례 안내 5 요한/독수리 2013.11.13 1090
169 본당 사목회장 신자들 손으로 5 평신도 2013.11.13 1713
168 고성 이화묘원 요한/독수리 2013.11.09 1823
167 치유의 근원 요한/독수리 2013.11.04 522
166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하루..... 2 요한/독수리 2013.11.04 714
165 위령성월..... 요한/독수리 2013.11.02 577
164 제6회 명례성지 특강 안내 요한/독수리 2013.10.27 506
163 뒷문 닫으시오 요한/독수리 2013.10.23 100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40 Next
/ 40
2024 . 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당일일정: (Thu Jun 20, 2024)
pln_no_event

642-817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원이대로473번길 25
전화:(055)262-0985 팩스: (055)285-1826
Copyright © 2013 반송성당. All Rights Reserved

천주교마산교구 미디어국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