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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의 비유 <19>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


사회적 이념으로 편을 가르려는 시선 비판


2014.10.12발행 [1285호]



루카 10,25-37


이 비유 역시 가장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는 비유다. 예화에 속하는 이 비유는 가장 큰 계명, 즉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계명에 대한 율법 교사와의 논쟁으로 시작된다.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이 사랑의 이중계명임을 확인한 율법 교사는 예수께 누가 이웃인지 묻는다. 이 질문은 실제로 “영역을 어디까지 정해야 하는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이 비유가 주어진다.




도움의 손길 건넨 진정한 이웃



한 여행자가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는 길에서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다. 이 길은 옛날부터 험하고 위험하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예루살렘은 해발 820m이고 예리코는 해발 250m로 1000m 이상 고도차가 나고 거리는 약 27㎞ 떨어져 있다.



이 초주검 상태가 의식을 잃고 죽은 것처럼 보인 것인지, 위급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지에 따라 해석이 조금 다를 수 있다. 왜냐하면 율법에 의하면(레위 21,1-2; 에제 44,25-27) 어떤 사람이 시신을 만지면 일주일 동안 부정한 상태가 되며, 특히 사제는 가족의 시신을 제외하고는 어떤 시신도 만질 수 없었고, 가족의 시신을 만졌을 경우에도 일주일 동안 부정한 상태가 된다. 그러나 사마리아인이 그를 도왔고 사제와 레위인이 멀찍이 돌아간 것으로 보아 적어도 그는 시체처럼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처음 등장한 인물은 사제다. 사제는 여행자를 보고는 길 반대편으로 지나가 버린다. 환자의 상태를 살피지도 않고 멀찍이 돌아간 것은 명백한 도움 거절이다. 그 다음 등장한 인물은 레위인인데 그 역시 길 반대편으로 지나간다. 사제도 레위 부족에 속한 사람이지만 첫 번째 사제직을 맡은 아론의 후손이고, 레위인들의 역할은 제사 동안에 사제를 돕는 일이었다. 이 두 사람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모든 율법 규율에 앞선다는 것을 알면서도 관여하지 않았다.



그 다음에 등장하는 사람이 사마리아 사람이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변절자로 여겼고 경멸의 대상으로 생각했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왕국이 둘로 갈라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솔로몬 왕의 사후 이스라엘은 남 유다 왕국과 북 이스라엘 왕국으로 분리되어 약 200년간 함께 존속한다. 기원전 722년 아시리아에 의해 먼저 북 이스라엘 왕국(사마리아)이 멸망하는데 아시리아 왕은 기존의 거주민들을 유배시키고 이방인들을 거주시키는 민족 혼합정책을 썼다. 유다인들은 그때부터 사마리아 사람들을 이방인이거나 이방인들보다는 조금 더 가깝지만 절대 동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마리아인도 역시 사마리아 모세오경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핑계를 대고 그냥 지나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가엾은 마음이 들어 여행자를 치료하고 여관으로 옮겨 돌본 다음 떠나면서 두 데나리온을 주인에게 맡기고 돈이 더 들면 돌아와서 갚겠노라고 이야기한다.



사마리아 사람의 이 행위는 상당한 위험을 무릅쓴 것이다. 환자를 돌보면서 본인도 강도를 만날 수 있었고, 또 민족적인 감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강도로 오인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당시 치료약으로 쓰이던 올리브유와 포도주로 치료하고, 여관으로 옮겨 돌보아준다. 그가 떠나면서 맡긴 두 데나리온은 일반 노동자의 이틀 품삯으로, 환자가 여관에서 1~2주일 정도 머물며 봉사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



이 비유를 말씀하신 예수께서는 율법 교사에게 “누가 이웃이 되어주었느냐?”고 물으신다. 사제와 레위인의 행동 때문에 이 비유를 듣기 힘들었을 율법 교사는 차마 “사마리아인”이라고 대답하지 못하고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이 비유의 앞에 나오는 율법 교사의 질문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라는 질문은 “누가 이웃이 아닌가?”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당시 유다인들은 자기 동족과 유다교로 개종한 사람들만 이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그리고 바리사이들은 죄인들을 이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서 누가 이웃이고 누가 이웃이 아닌지 사람들을 구별하려는 시도는 잘못된 것이며, 그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주었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그리스도교 신학과 윤리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에 근거한다.



첫 번째 규범은 고대의 셰마(신명 6,4-5)에 근거하는데, 이는 유다교 전승의 규범적이고 신앙 고백적 선언이다.



두 번째는 사도 바오로가 다시 취하는데, 그는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이 구약의 모든 윤리적 가르침의 요약이라고 생각하였다(로마 13,8-10; 갈라 5,14).



다른 곳에서는 이 계명이 그리스도교 전통의 “지고한 법”(야고 2,8)으로 칭해지는데, 이것이 이 비유의 가장 매력적인 측면이다. 경계를 정하기 위해 이웃 사랑과 관련된 율법을 도구화하려는 의도에 반해, 예수의 관점에서 그분의 진정한 의도는 사람을 구별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으신다.



이웃 사랑은 하느님 사랑에서 영감을 받고, 이웃 사랑을 통해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출처 가톨릭 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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