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피정 중에서 - 사랑...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것입니다.(1요한 4,10)
그리스 사람들은 사랑을 말할 때 세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에로스eros. 필리아philia, 아가페agape입니다. 에로스는 감각적인 사랑을 표현할 때 사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쁜 의미로 사용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에로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랑이고, 당신에게 어떤 이익과 풍요로움을 만들어 주는 사랑입니다. 하지만 아주 제한적인 사랑이며, 나를 넘어 상승하는 사랑이지만 이해타산이 분명한 사랑입니다. 필리아는 상호 관계의 사랑입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 역시 너를 사랑하는것 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필리아'의 사랑은 인격적이고 영적인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너를 진짜로 사랑하지만 어디까지나 네가 나를 사랑하는 동안에만 해당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사랑을 우정의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이 사랑은 가끔씩 산산이 부서질 수도 있습니다. '필리아'의 사랑은 상호 관계 안에서만 유효하기에 언제라도 산산이 깨질 수 있는 사랑입니다. 반면 아가페는 조건 없이 내주는 사랑입니다. 때문에 그 무엇도 아가페의 사랑을 변질시킬 수 없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기 전부터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 그런 사랑이 바로 아가페의 사랑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사랑의 진정한 대혁명이 아니겠습니까!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개념이 바로 아가페"입니다. 동시에 무조건적인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에 대해 인간이 응답하는 사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