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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 처음입니다만] (4) 신부님의 보라색 패션이 튀어요

전례력 의미 담긴 7가지 제의 색상

2019.03.24발행 [1507호]

난생처음 친구 따라 성당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신부님이 보라색 옷을 입고 미사를 하시더군요. 자꾸만 보라색 옷에 눈길이 가서 미사가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겠어요. 예사롭지 않은 패션 감각에 일단 ‘패피’(패션 피플)로 인정. 신부님들의 예복 패션이 원래 이렇게 예사롭지 않나요.

전례복 

사제가 미사 때 입는 옷을 ‘전례복’이라고 합니다. 미사 전례복 중에 겉옷으로 입는 것을 ‘제의’(祭衣)라고 합니다. 라틴말로는 ‘Casula’(카술라)라고 합니다. 예사롭지 않다던 보라색 옷이 바로 제의입니다. 

제의는 ‘예수님의 멍에’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사제는 이 옷을 입기 전에 “주님, 주님께서는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하셨으니 제가 주님의 은총을 입어 이 짐을 잘 지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제의는 주로 비단과 아마포, 모가 섞인 옷감으로 만드는데 십자가와 밀이삭, 포도, 물고기, 비둘기 등 여러 형상으로 장식합니다. 제의 앞면에 새겨진 십자가는 사제 자신의 십자가를, 뒷면의 십자가는 사제에게 맡겨진 신자들의 십자가를 상징한답니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성덕, 십자가의 희생과 사랑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제의를 ‘사랑과 온유, 순결’의 옷이라고도 하죠. 

제의는 항상 장백의와 영대를 착용하고 그 위에 입어야 해요. 장백의는 발끝까지 내려오는 ‘긴 흰옷’으로 사제의 결백과 순결을 상징해요. 또 영대는 사제가 성무를 집행한다는 표시로 목에 걸치는 좁고 긴 띠를 말합니다. 전례복에 관해선 다음 기회에 좀더 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제의색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가톨릭교회의 공적 예배입니다. 그래서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는 자기 취향에 따라 옷을 마음대로 입는 것이 아니라 규정된 전례복을 입어야 해요. 제의색이 항상 같지 않고 달라지는 이유는 멋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날의 고유한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서랍니다. 

제의색을 이해하려면 먼저 교회의 달력을 알아야 해요. 가톨릭교회는 예수님의 십자가 상 죽음과 부활 사건을 중심으로 해서 1년을 주기로 하느님의 인류 구원 역사를 기념한답니다. 이를 ‘전례주년’이라고 하고 전례주년을 달력으로 표시한 것을 ‘전례력’이라고 해요. 전례력은 대림, 성탄, 사순, 부활, 연중시기들과 여러 축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례력에 관해서도 다음번에 좀 더 자세히 설명할게요. 

제의색은 이처럼 전례력에 따라 다르답니다. 제의색은 흰색, 붉은색, 연두, 보라, 장미, 검정, 황금색 등 7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많이 입는 색은 ‘연두(녹)색’입니다. 생명의 푸르름과 희망을 상징하며 특별한 축일이 아닌 일반(연중) 주일과 평일에 입습니다. 

‘보라색(자색)’ 제의는 회개와 속죄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구세주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시기과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에 입습니다. 또 죽은 이를 위한 미사 때에 착용합니다.

‘흰색’ 제의는 기쁨과 영광, 순결을 드러냅니다. 죽음을 넘어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간다는 뜻에서 구세주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시기와 주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시기 때 입습니다. 그리고 주님 축일(수난에 관한 축일은 제외)과 성모님 축일, 순교자가 아닌 성인들의 축일에도 입습니다. 

‘붉은색’ 제의는 사랑과 열정, 피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수난과 관련된 축일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과 성 금요일, 십자가 현양 축일에 붉은색 제의를 입습니다. 그리고 성령강림 대축일과 사도들과 복음서 저자들의 축일, 순교자 축일 때도 사용합니다. 

‘장미색’은 기쁨을 향한 휴식과 희망을 드러냅니다. 이 제의는 1년에 단 2번 입습니다. 구세주 탄생을 준비하다가 성탄이 가까이 왔으므로 잠시 휴식하며 기뻐한다는 의미에서 ‘기뻐하라 주일’로 불리는 대림 제3주일에 한 번, 사순시기의 회개와 보속 생활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예수님의 부활이 다가왔음을 기뻐하는 ‘즐거워하라’ 주일로 불리는 사순 제4주일에 또 한 번 입습니다. 

‘검은색’ 제의는 슬픔과 죽음을 상징해 장례 미사 때 입습니다. 요즘엔 그리스도인의 죽음은 종말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의 나아간다는 뜻을 강조해 흰색 제의를 장례 때 입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황금색’ 제의는 환희와 성대함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사제와 주교 서품 미사 등 성대한 미사를 거행할 때 입습니다. 

이처럼 사제의 제의색만으로 그날 미사의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톨릭 신자들은 사제의 제의색을 보면서 그날 미사에 합당하게 마음 준비를 한답니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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