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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6 14:14

이정표 : U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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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 U유턴

 

연 초에 원로사제가 계시는 하동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대충 목적지에 대하여 

임원들의 설명을 건성 건성 들었지만 하동 산골마을은 초행이라 막막했습니다. 대중교통도 하루에

 1~2대 운행한다고 힙니다.  

어쩌지?”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망연히 하늘을 쳐다보던 제자들이 생각났습니다. 의지할 스승 없이

스스로 길을 찾아가야 하는 제자들의 불안이 이해됩니다. 목적지 주소를  알아낸다음  내비게이션을

믿고  승용차로 출발했습니다.

 

도로  곳곳에 세워진 이정표는 목적지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자세히 안내하고 내비게이션은

붉은 화살로 진행방향을 표시하며 우리를 이끌어갑니다. 기계에 의지해서 아무 불안감 없이 길을

갔습니다.  의지할 곳을 얻는다는 것은 참으로 마음 든든한  일입니다. 사람의 삶에도 이정표와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인생길이 얼마나 수월할까 하는 생각이 퍼뜩  떠오릅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길입니다. 어느 길에 뛰어넘을 수 없는 수렁이 가로놓여 있는지,

어디서 가파른 언덕배기를 만날지 우리는 모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면 언제나

불안과 갈등이 따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삶의 길에도 이정표가 있고 내비게이션도 있습니다.

 

더구나 신앙인에게는 더 확실한 안내자가 있습니다신앙인의 목적지는 늘 하느님나라이고

언제나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이 이정표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발걸음을 세세하게 이끌어가는

내비게이션인   말씀도  있습니다. 우리가 그 안내를 삶의 중심에 두고 활용하지 못할 뿐입니다. 목적지에

가까이 왔을 때 내비게이션 지시에 약간 못 미치는 300m 전방에서 꺾어 들어 길을  잃었습니다. 잠시 당황

했습니다. 안내자의 지시를 정확하게 따르지 못한  결과입니다.

 

오늘 교중미사 후 선교선포식을 통해 매년 2~3차례 반복하여 다짐해 보지만,

어쩐지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한쪽에선  입교식을  통해  새가족으로 태어나지만  반면 한쪽에선 쉬는

교우가 많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요즈음 쉬는 교우가 늘고 있어 교회의 걱정이 큽니다. 냉담자는 길

잃은 양들입니다나름으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겠지만  마음을 다잡으면 극복할 수 있는 일입니다.


가치의  우선순위, 삶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이 길을 잃는 것은

복음적  가치가 중심이 되어야 할  바른길을  잃고 세속주의에 빠지는 경우입니다. 세상에는 달콤한 것이

많습니다유혹도 많습니다. 쉽고 편한 길에 맛들이다 보면 하느님과의 관계가 불편해집니다.

그분의 사랑에서 멀어집니다. 한 번 깊숙이 들어간 길을 고쳐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과감하게

돌아서야 합니다. U턴입니다. 바로 회개입니다.

 

다시 길을 정비하고 갔던 길을 되돌아 나옵 니다.

 “목적지에 다 왔습니다.” 임무를 마쳤다는 듯 내비게이션이 안내를 끝냅니다. 사람의 길에도 믿고

따르기만 하면 되는 든든한 의지처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씀을 따르는 한 길을 잃고

헤매지는 않을 것입니다. 주님을 믿고 의지하며 일치를 이루는 곳에 평화와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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