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게 우리의 따뜻한 체온을 나누자
두 사람이 눈보라치는 벌판을 가고 있었습니다. 눈보라가 사정없이 치고 추위는 살을에는데,
인적도 민가도 눈에 띄지 않는 넓은 벌판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얼마쯤 가다가 두 사람은 눈 위에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는 노인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우리 이 사람을 같이 데려갑시다. 그냥 두면 죽고 말 거요.”그러자 다른 사람이 화를 내고 말했습니다.
“무슨 얘깁니까? 우리도 죽을지 살지 모르는 판국에 저 노인네까지 끌고 가다가는 다죽게 될 거요.”
그러나 얘기를 꺼낸 사람은 불쌍한 노인을 그냥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노인을 업고 눈보라
속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이미 앞서 가버리고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인을 업은 사람은 힘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거움을 꾹참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몸에서는 땀이 비오듯이 흘렀습니다.
더운 기운이 끼쳐서인지 노인은 차츰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조금도 춥지않았습니다.
마침내 이들은 마을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마을 입구에서 한 남자가 꽁꽁 언 채 쓰러져 죽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시체는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앞서 가던 그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삶의 길도 어찌 보면 눈보라 속을 헤쳐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그저 내 앞만 내다보며 달려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나 혼자 앞서겠다고, 먼저 나간다고 해서 그것이 행복일 수는 없습니다. 바깥 날씨 매우 춥습니다
힘겹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 몰라도 결국에는
서로의 체온이 서로를 살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