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연으로 돈 낭비 마시오"
새 추기경들에 보낸 교황의 서한
교황 프란치스코가 새로 임명된 19명의 추기경에게 서한을 보내
겸손과 절제를 강조했다.
교황이 다음달 22일 정식 서임될 신임추기경 19명에 보낸
서한에서 ‘추기경 임명을 승진으로 여기거나 축하연으로 돈을 낭비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고 바티칸 라디오가 13일 보도했다.
교황은 전날 보낸 서한에서 “추기경이라는 직위는 승진이나 명예의 상징이 아니라
넓은 시야와 광활한 가슴을 요구하는 봉사의 자리”라며 “멀리 보고 보편적으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은 겸손의 길을 걸은 예수의 길을 따라야만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추기경이라는 자리를 기쁘면서도 검소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달라”며
“금욕과 청빈이라는 복음의 정신에 맞지 않는 축하연을 열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과거 일부 고위 성직자들 처럼 추기경 임명 후 교구에서 호화로운 축하연을 여는
관행을 되풀이해선 안된다는 뜻이다.
관저 대신 바티칸의 작은 아파트에서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지내고 방탄 리무진 대신
포드 승용차를 타는 교황은 자선단체를 돕기 위해 선물로 받았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경매에 내놓기로 이날 결정했다.
교황은 지난해 11월 할리데이비슨의 설립 110주년을 맞아 이 오토바이 팬들로부터
‘할리데이비슨 다이나 슈퍼글라이드’와 가죽재킷을 선물 받았다. 오토바이와 재킷은
다음달 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경매에 출품한다.
수익금은 자선단체 ‘카리타스 로마’가 운영하는 노숙인 숙박시설을 고치고
로마 기차역 주변급식소를 돕는 데에 쓰인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