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몸
6월 22일 주일은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우리는 이 기쁘고도 거룩한 날을 맞이하여 주님의 사랑에 감격하는 것 이상으로
주님의 사랑을 우리안에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할 것입니다.
성체성사의 모든 예식은 영성체로서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미사 중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사제는 신자들 앞에 성체를 들어 보이며
‘그리스도의 몸’이라 선언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공손히 두 손을 모아
‘아멘’이라고 외치며 성체를 우리 안에 받아 모시게 됩니다.
이 짧은 순간을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성체성사의 은총에 얼마나 충실히 참여 할 수 있는지가 결정됩니다.
영성체 예식에 있어 우리 앞에 성체를 들어 보이며 하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선언은 단순하지만 여러 가지 심오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의 ‘아멘’이란 응답도 우리들의 다양한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이란 이 선언은 먼저 우리의 ‘믿음’을 확인합니다.
이 조그마한 빵은 단순한 빵이 아니라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당신은 이것을 믿습니까라는 질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질문에 우리는 진심으로 참으로 믿습니다 라는
의미로 힘차면서도 확고하게 ‘아멘’이란 말로 응답합니다.
모든 성사는 믿음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믿음이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이란 이 선언은 또한 우리의 ‘바람’, 즉 ‘원의(願意)’를 확인합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진심으로 당신 안에
받아 모시기를 원합니까라는 질문이 이 선언 안에 동시에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아멘’이라는 확고한 응답을 통하여 주님을 진심으로 맞이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 그리스도의 몸’이란 이 선언은 마지막으로 우리의 확고한 결심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생명을 우리 안에 받아 모신다는 것은 단순히 주님의 축복을 받아들인다는 것
이상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아멘’이라는 확고한 응답을 통하여 우리 안에 계시는
주님과 함께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길을 따라 함께 살아 갈 것을 결심합니다.
또한 당연히 이 결심은 실천을 동반해야 합니다. 성체는 누구나 먹기만 하면
효과를 내는 보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성체를 영해 왔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은총을 헛되이 소모해 버린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많은 성체을 받아 모셨으면서도 아직 우리가 그리스도화 되지 못하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성체를 영한다는 것은 단순히 주님의 은총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니라
주님의 은총을 우리 안에 받아들여 우리를 통하여 세상 안에서 실현시켜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할 때 성체는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가장 큰 선물이 될 뿐만
아니라 영원한 생명에로의 길잡이 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