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닿은 사랑 중에서 - 악한 말을 하지 말고, 거짓말을 하지 말라...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먹을 양식이 있다.”(요한 4,32)
'네 혀는 악을, 네 입술은 거짓된 말을 조심하여라.'(시편 34,14)
"악한 말은 하지 말고, 거짓말을 하지 말라. 참 간단하지 않은가? 하지만 쉽지는 않다. 우리는 하루에 몇 마디나 하며 살까?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우리가 하는 말을 원고지에 옮기면 적어도 50매는 넘을 것이다. 하루에 하는 말을 시간으로 환산해 보면 적어도 두 시간 가까이는 될 것이다. 광장하다. 그런데 잡자리에 들어 그날 한 말을 떠올려 보면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왜 그럴까? 우리의 말이 인격의 중심에서 조심스럽게 건져올린 말이 아니라서 그렇다. 우리는 말을 함부로 부리며 산다. 말이 헤프면 정신은 공허해진다.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인데, 별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올가미가 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본다. 보여줄 수 없어서 그렇지 우리 몸과 마음에는 누군가의 말로 인해 입은 상처자국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제값을 잃은 말들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말들에 제값을 찾아주어야 한다. 하느님은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 말씀은 그처럼 힘이 있다. 오늘 우리는 말로서 무엇을 창조하고 있는가? 하느님으로부터 출발한 말은 뭔가 아름다운 것을 창조한다. 누군가의 가슴에 스며들어 그의 지친 영혼을 일으켜 세우고, 그의 인격을 조용히 변화시킨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말은 상처를 입히거나 아름다운 것을 죽인다.
말씀으로 세상을 만드셨다는 말이 빈말은 아니다. 예수님의 삶을 보면 알 수있다. "너는 베드로이다"라 하신 말씀과 만나 갈릴리 사람 시몬은 새로운 역사의 초석이 되었다.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하신 말씀과 만나 자캐오는 회개한 새사람이 되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신 말씀과 만나 막달라 마리아는 성녀가 되었다. 이게 바로 선한 말이며 거짓 없는 말이다. 말들에 제값을 찾아주기 위해서는 침묵을 연습해야 한다. 말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침묵할 줄 아는 사람은 적다. 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은 말은 소음이다. 들은 대로, 있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말한다고 해서 진실한 것은 아니다. 말을 자꾸만 덜어낼수록 우리말은 진실해진다. 말을 자꾸 덜어내야 우리 심정이 깨끗해지고 고요해진다. 옛말에 '깨끗하고 고요함이 세상을 바르게 만든다' 고 했다. 참말은 어눌해 보인다. 하지만 그 말은 힘이 있다. 악한 말과 거짓말을 버려 우리 심정이 깨끗하고 고요해질 때, 기쁨의 샘물이 우리 속에서 숫구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