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느림에 기대어 중에서 - 이웃의 일상...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우리 인간의 처지는 얼마나 기이한가? 우리들 각자는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이곳에 잠시 머물 뿐이다. 목적을 알 것 같은 느낌이 가끔 들기도 한다. 그러나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저 일상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이웃을 위해 존재한다. 무엇보다 그 미소와 안녕에 우리의 행복에 오롯이 달려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친분은 없지만 공간이라는 끈으로 서로 얽혀 있는 미지의 타인을 위해 나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나의 온 삶이 산 자든 죽은 작든 상관없이 타인의 노동에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리고 내가 받은 만큼을 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도 기억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우리는 이웃을 위해 존재한다"라는 아인슈타인의 고백이 놀랍습니다. 이 말에는 나의 존재가 이웃 덕분에 지속된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인간의 과제는 받은 만큼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우주의 신비와 비밀을 탐구하는 최고의 과학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결국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게 마련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한 말도 같은 진실을 보여 줍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코린토1서 13,2)
지근거리에 있는 이들을 아끼고 존중할 줄 모른다면, 진리 안에 거하는 사람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일상은 그런 사랑을 배우고 익히는 도량입니다.
"나는 너희와 함께 살아가면서..." (레위 26,12) 라는 말씀이 가슴 벅차게 다가옵니다. 우리들이 맺는 관계 속에서 주님의 사랑이 나타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