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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느림에 기대어 중에서 - 느림에 기대어


"대박 나세요 "라는 덕담 아닌 덕담이 유행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영끝해서라도 도심에 집을 사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불안감은 모르진 않지만, 그걸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모두가 인정해 버리는 세태가 안타갑습니다. 불안이 불길한 안개처럼 우리 삶을 뒤덮고 있습니다. 불안은 섬뜩한 낯섬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슬그머니 스며들어 몸과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합니다. 나 홀로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히는 순간 이성적인 판단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았던 우화 속의 토끼 아시지요? 어느 날 토끼가 사과나무 아래서 낮잠을 자다가 사과 한 알이 둑 떨어지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깨어납니다. 전후좌우를 살필 겨를조차 없이 토끼는 세상이 무너졌다고 생각하고 전력을 다하여 질주합니다. 숲에 있던 다른 동물들도 토끼의 그 서슬에 놀라 함께 달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왜 달려야 하는지 묻지 않았습니다. 기진할 정도로 달린 후에야 그들은 자기들이 왜 달렸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우화라고는 하지만 지금 우리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잠시 멈추어 설 줄 알아야 합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잠시 멈추곤 했다지요?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의 미망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속에 깊은 진실이 있습니다. 분주함과 서두름 속에서는 지혜가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사랑은 느림에 의지한다. 바쁘고 일이 많으면 우리는 사랑을 잃게 되고 사랑은 노동이 된다. 시간이 있고 시간과의 전쟁을 잊을 때만 사랑받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 

 

어떤이는 '참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하느님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요? 이집트를 떠난 공동체는 걸어도 두어 달이면 갈 수 있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까지 광야에서 40년을 지내야 했습니다. 전진과 후퇴를 반복했고, 이집트를 떠난 사람 가운데 가나안에 들어간 사람은 여호수아와  칼렙뿐이었습니다. 광야는 이집트를 떠난 공동체가 언약 백성으로 거듭나도록 훈련한 수도원이자 학교였습니다. 하느님의 속도에  맞추어 살려면 철저한 신뢰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성경에 길이 있으니까! 신앙을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성경을 늘 곁에 두고 읽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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