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등불 밝히고 중에서 - 삶의 자리 회복하기...
오늘날 우리는 그리스도교 교리에 관심을 쏟기 보다는 그 교리가 품고 있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느헤미야가 처한 삶의 자리가 폐허인 것처럼, 오늘 우리가 처한 삶의 자리도 폐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거기서 원망하고 자책하는 사람이 있으나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은 보람을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보람은 영적 존재인 인간의 일용할 양식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심각할 정도로 분열 되어 있습니다. 선 자리가 다른 이들은, 서로를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봅니다. 신뢰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진영에 선 사람들은 자기와 입장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적대적인 말, 냉소하는 말, 비아냥거리는 말들이 우리 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말과 감정의 찌꺼기들이 켜켜이 쌓여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그 자리야말로 우리가 새 로운 세상을 시작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은 새로운 세상의 단초가 되어야 합니다.
'먼저 말이 달라져야 합니다. 부끄러운 말, 사람들을 가르는 말, 냉소하는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마십시오. 그리고 대화의 용기를 내야 합니다. 암담해 보여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평화의 도구가 되기를 희망했던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처럼,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꿈은 바로 우리의 그런 노력을 통해 이 세상에서 영글어 갈 것입니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불안하고 혼란스런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가운데 임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