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등불 밝히고 중에서 - 합당한 예배...
'신앙 한 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식 아흡 근을 섞어야 한다.' 신앙은 우리의 이성적인 판단이나 상식을 무한히 뛰어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성이나 상식이 무의미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단은 상식적인 신앙인, 이성적인 신앙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 12장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생활)에서 우리가 드려야 할 이성적인 예배는 우리의 삶의 모든 순간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명백합니다. 하느님이 받으실 예배는 구별된 장소에서 구별된 사람끼리 드리는 이런 예배가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우리가 드리는 예배라는 것입니다. 밥을 먹고, 친구를 만나고, 사랑을 나누고, 일하는 그 모든 삶의 과정을 하느님께 바치는 심정으로 사는 것이야말로 하느님께 합당한 예배라는 것일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 예배야말로 일상의 예배를 위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는 좋은 신자처럼 보이는데,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는 비신자처럼 살아간다면 곤란한 일입니다. 자기의 못된 행실을 아파하지도 않고, 고치려 몸부림치지도 않고 드리는 예배는 이사야의 말대로 '성전의 뜰만 밟는' 것(이사야 1:12)입니다.
너희가 나의 얼굴을 보러 올 때 내 뜰을 짓밟으라고 누가 너희에게 시키더냐?
더 이상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마라. 분향 연기도 나에게는 역겹다.(이사야 1,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