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등불 밝히고 중에서 - 어두운 시절...
그들이 바람을 심었으니 회오리바람을 거두리라. 줄기에 이삭이 패지 못하니 알곡이 생길 리 없다. 알곡이 생긴다 하여도 낯선 자들이 그것을 집어삼켜 버리리라.(호세아 8,7)
바람을 심고 회오리바람을 거두는 것이 인간의 어리석음입니다. 죄는 자기중심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죄는 자기를 세상의 중심에 놓고 사고하게 만듭니다. 남의 사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죄인을 가리켜 자기 속으로 구부러진 인간이라 말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죄에 사로잡히는 순간 사랑의 능력은 상실됩니다. 사랑은 자기 초월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에 빠진 이들은 더 이상 자기 좋을 대로 살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기의 안일한 평안을 포기합니다.
호세아는 입으로는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오로지 자기 안위에만 마음을 쓰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의 신의는 아침 구름 같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슬 같다.(호세아 6,4)
이렇게 사랑의 무능력자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요? 절박함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하느님의 도움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더 이상 궁극적 관심이 아니라 부차적 관심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잊혀졌습니다. 호세아는 이것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바로 내가 저 광야에서, 저 메마른 땅에서 너를 알았다. 내가 먹여 주자 그들은 배가 불렀고 배가 부르자 마음이 우쭐해져 나를 잊어버렸다.(호세아서 13,5-6 )
이스라엘은 자기를 지은 이를 잊어버리고 궁궐들을 지었다.(호세아 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