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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등불 밝히고 중에서 -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심... 


고통과 수치와 시련의 시간은 지나갈 것입니다. 저절로 그리 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옷이 아니라 마음을 찢고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돌아온 탕자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인 루카복음 15장의 그 아버지처럼 하느님이 우리를 긍휼히 여기실 것입니다.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 다시는 내 백성이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요엘 2,26) 


하느님의 백성이 겪는 수치란 어떤 것입니까? 먼저 이방 민족들에게 억눌리고 착취 당하고 모욕 당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없을 정도의 가난도 떠오릅니다. 하느님은 이제 그런 수치를 없애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마음껏 먹고, 배부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 존재를 안으로부터 허무는 수치의 감정은 자기답게 살지 못한디는 자책으로부터 발생합니다. 하느님은 시내 산에서 그 백성과 계약을 맺을 때에 그들을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으로 삼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은 사람다운 사람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상 앞에 드러내 보여주는 기표가 되라는 말이 아닐까요? 계약법전이나 정결법전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세히 가르쳐줍니다. 그것을 간결하게 요약하자면 '약자들에 대한 우선적 관심'입니다. 그 마음을 잃어버리는 순간 하느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은 사라지고 본능에 따라 살아가는 타락한 존재만 남게 됩니다. 수치스럽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나의 백성이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백성들을 아끼시는 하느님의 다짐이지만, 우리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이기도 합니다  


너희는 내가 이스라엘 한가운데에 있음을, 주 너희 하느님이 바로 나요 나 말고는 다른 신이 없음을 알게 되리라. 다시는 내 백성이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요엘 2,27)


진정한 회복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생생하게 느낄 때 이루어질 것입니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 가운데 계시면서 우리에게 드리운 그늘을 걷어내시고, 우리가 빠져들고 있는 수치의  늪으로부터 우리를 건지려 하십니다. 단지 우리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할 뿐입니다. 하느님은 세상의 연약한 이들, 좌초한 이들, 소멸하기 쉬운 것 속에 머물면서 그들 속에 새로운 희망은 만들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런 그들 곁으로 다가서야 합니다. 풍요와 거짓된 안전을 약속하는 우상들을 따라다니느라 우리는 지쳤습니다.  


이제 질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마음이 느껴지고, 이웃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주님은 지금 우리 곁에 머물며 희망을 창조하고 계십니다. 이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곳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이 수치스럽지 않도록 다시 한번 일어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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